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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테넷 (시간역행, 크리스토퍼 놀란, SF첩보) 《테넷》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시간과 인과를 교차시킨 SF 첩보 스릴러다. 보는 이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온몸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강렬한 체험의 영화.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느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1. 이름 없는 주인공, 프롤레타리아트의 여정놀란 감독은 늘 주인공에게 특별한 이름을 부여하지 않는다. 《테넷》에서도 마찬가지다. 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연기한 인물은 단순히 ‘프롤레타리아트(The Protagonist)’로 불린다. 그는 한 테러 진압 작전에서 죽음을 무릅쓴 선택을 하고, 그 대가로 ‘테넷’이라는 비밀조직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 역행(Inversion)’이라는 전례 없는 개념을 마주하게 된다. 이 개념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것이다. 즉, .. 2025. 4. 25.
영화 비포 선라이즈 (유럽여행, 에단호크, 사랑영화) 《비포 선라이즈》는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이 유럽의 낯선 도시 빈에서 단 하루를 함께 보내며 나누는 대화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현실적이고도 섬세한 연기는, 우리가 사랑을 기억하는 방식을 다시 묻게 만든다.1. 빈이라는 도시에서 피어난 대화의 온도《비포 선라이즈》를 처음 봤을 땐 ‘진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건이나 갈등 없이, 대화만으로 영화가 흘러가는 게 신기했다. 그런데 그 대화가 참 따뜻하고 촘촘하다. 제시(에단 호크)는 미국에서 여행 중인 청년이고, 셀린(줄리 델피)은 파리로 돌아가는 길에 기차에서 그를 만난다. 잠깐 마주친 두 사람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끌림에 따라 함께 빈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그들은 도시를 .. 2025. 4. 25.
영화 문라이즈 킹덤 -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아이들의 도망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단순히 화면이 예쁜 영화로 기억되기 쉽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와 정서는 결코 가볍지 않다. 《문라이즈 킹덤(Moonrise Kingdom, 2012)》은 그런 그의 스타일이 가장 잘 녹아든 작품 중 하나다. 이 영화는 1960년대 미국의 가상 섬을 배경으로, 두 명의 열두 살 소년소녀가 각자의 이유로 집을 떠나 도망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리고, 모험이라고 하기엔 꽤나 절박한 그들의 여름은 어른인 우리가 잊고 있었던 순수함과 진심을 조용히 꺼내 보여준다. 처음엔 색감과 구도에 눈길이 갔다면, 두 번째 이후엔 감정의 결을 따라가게 되는 영화. 볼수록 깊어지는, 그런 작품이다.1. 우리 모두 한 번쯤 꿈꿨던 도망영화는 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가상의 섬, .. 2025. 4. 25.
영화 라라랜드 (La La Land, 2016) – 사랑, 꿈, 그리고 현실 사이 어딘가 “현실은 잔인하지만, 그 순간은 영원했어.”줄거리처음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오프닝 장면 때문이었어요. LA 고속도로 위에서 배우들이 갑자기 뮤지컬처럼 노래를 부르는데, 그 낯설고도 황홀한 순간이 정말 인상 깊었죠. 그 안에서 서로 스쳐 지나가는 두 사람,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 그렇게 평범했던 순간이 영화의 시작이 됩니다.세바스찬은 오래된 재즈를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미아는 카페에서 일하며 배우를 꿈꾸는 평범한 여자예요. 둘은 몇 번의 우연을 통해 결국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하게 됩니다. 재즈, 춤, 꿈, 서로의 열정을 응원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동화 같죠.하지만 동화는 오래가지 않아요. 꿈을 좇다 보니, 결국 둘은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없게 됩니다. 세바스찬은 밴드에 들어.. 2025. 4. 25.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아동 빈곤, 모텔 생활, 션 베이커 감독)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 2017)》는 션 베이커(Sean Baker) 감독이 연출한 독립 영화로,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디즈니월드 인근의 저소득층 모텔촌에서 살아가는 한 어린 소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품입니다. 브루클린 프린스(Brooklynn Prince), 브리아 비나이티(Bria Vinaite), 그리고 윌렘 대포(Willem Dafoe)가 주요 배역을 맡아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감성적이면서도 강렬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줄거리영화는 여름 방학이 한창인 플로리다의 초여름, 디즈니월드 바로 옆 ‘매직 캐슬 모텔(Magic Castle Motel)’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무니(Moonee)는 여섯 살 꼬마 소녀로, 엄마 헤일리(Halley)와 함께 모.. 2025. 4. 20.
영화 인터셉터 (여군 액션, 핵 위기, 엘사 패탁키) 《인터셉터 (Interceptor, 2022)》는 매튜 라일리(Matthew Reilly)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엘사 파타키(Elsa Pataky)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 영화입니다. 극한 상황 속에서 핵 공격을 막기 위해 홀로 싸우는 여성 군인의 이야기를 다루며, 좁은 공간, 한정된 시간, 단 한 명의 주인공이라는 설정 속에서 하이텐션 밀실형 군사 스릴러를 완성합니다. 제한된 세트 안에서도 강렬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현대의 안보 위기를 액션 장르에 녹여낸 작품입니다.줄거리이야기는 미 육군 중령 J.J. 콜린스(엘사 파타키 분)가 핵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담당하는 태평양 요격 기지(Interceptor Base)로 전출되며 시작됩니다. 그녀는 과거 내부 고발자로 인해 본부에서 배척당하고.. 2025. 4. 18.